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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금수저가 있다.

금수저, 흙수저. 개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이름 붙여진 경제 계급 용어가 색깔 수저입니다. 이제는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 수저, 티타늄 수저 등이 등장할 정도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런 수저를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수저는 있습니다. 올바른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정서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정서적 금수저입니다.

 

겉과 속이 같은가? 겉과 속이 다른가?

4년마다 한번씩 근무지를 이동합니다. 근무지에 따라 환경, 학군이 참 다릅니다. 학군에 따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차이 납니다. 교육열이 높고 부모의 관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환경, 교육에 대한 열의가 낮아 학생들을 전적으로 학교에 맡기는 환경 극과 극의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의 관심이 많다고 해서 아이의 정서가 안정될까요? 부모의 관심이 적다고 아이의 정서가 불안할까요? 겉으로 보이는 환경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의 실제적 관계가 그 아이의 정서 상태를 결정합니다.

 

아이의 흔들림에는 가정의 흔들림이 있다.

학급에서는 학급경영을 어렵게 하는 아이가 한 두명 있습니다. 교사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아이, 교실에서는 바른 아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아이 등이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가정과 함께 바로잡기 위해 학부모 상담을 실시합니다. 학부모 상담만으로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방법 전부를 알 수 없지만, 가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압적인 아버지, 감싸기만 하는 어머니, 우리 아이가 그저 최고라는 어머니, 무관심한 부모님. 아이가 가정에서 어떻게 자라고 대접받았을지 짐작이 갑니다. 

 

집 다음 학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이 시간은 학교입니다. 가정에서 잘못 이루어진 애착관계를 또 다른 어른인 교사와의 관계로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합니다. 감정코칭으로 정서적 공감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귀히 여길 수 있고, 교사와의 신뢰를 쌓는 정서적 금수저를 만들어 갑니다.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기 웨해 효과적으로 개입하는 방법이 감정코칭입니다. 감정코칭의 핵심은 매우 간단합니다.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수정한다.' 즉 지도를 하기 전에 감정과 인격에 대한 지지를 해주는 것입니다. 지지가 없는 지도는 남을 무시하는 지시 일 뿐입니다. 
1단계: 아이의 감정을 포착한다.
2단계: 감정코칭을 할 좋은 기회로 여긴다.
3단계: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한다.
4단계: 감정에 이름을 붙여서 명료화한다.
5단계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어준다.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p264) by 최성애.조벽

 

감정코칭으로 행동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무엇인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했을 때 묻기도 전에 "제가 안 그랬어요."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선 변명으로 자신을 지킵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평소에 주의나 꾸중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초록이는 친구를 안 밀었다고 하는데, 친구는 초록이가 자신을 밀었다고 하는 상황

초록이: 제가 안 밀었는데 그냥 살짝 부딪힌 거예요.

교사: 살짝 부딪혔는데 친구가 많이 아파하고 속상해하는데, 초록이는 마음이 어떠니?

초록이: 모르겠어요.

교사: 그럼 초록이가 가고 있는데 친구가 부딪히면 어떨 것 같아?

초록이: 아플 것 같아요.

교사: 초록이가 부딪혀서 아픈데 친구가 그냥 가버리면 어떨 것 같아?

초록이: 기분이 나쁠 것 같아요.

교사: 그렇지 기분이 나쁘겠지. 그럼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초록이: 사과를 해야 해요

교사: 그럼 초록이가 부딪힌 친구에게 사과할 수 있겠니?

초록이: 네

교사: 좋아. 부딪혔으니까 친구에게 사과하자. 그런데 살짝 부딪혔는데 친구는 왜 이렇게 아파할까?

초록이: 모르겠어요

교사: 친구가 많이 아파하는 건 알겠니?

초록이:네

교사: 살짝 부딪혀도 많이 아플 수 있겠지. 그리고 초록이는 밀지 않았지만 친구 쪽으로 몸이 많이 향하면 밀었다고 친구가 생각할 수 있겠지? 초록이는 안 밀었다고 하고, 친구는 밀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선생님은 직접 보지 못해서 정확한 사실은 아직 모르겠어. 누군가는 바르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겠지?

초록이: 네

교사: 지금 사실을 말하고 있는 친구는 굉장히 억울하고 속상할 거야. 사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친구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고 계속해서 마음에서 까만 얼룩이 생길 거야. 선생님은 사실대로 말하는 친구를 기다릴 거야. 우선 초록이가 잘못한 부분은 사과할 수 있겠지?

초록이:네

교사: 사과는 친구가 받아주는 게 사과야. 마음을 담아서 사과하고 오렴.

 

교사도 함께 정서적 금수저를 키워갑니다.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만 사과를 합니다. 끝까지 사실을 밝혀내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사실을 말한 친구는 억울함이 클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되돌릴 용기를 가질 시간과 기회를 줍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살짝 다가와 자신의 행동을 바르게 이야기하고, 다시 사과를 합니다. 결과적인 행동에 초점을 두어 '왜 거짓말을 하지?' 하는 불신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교사의 감정을 내리고 학생과의 감정을 공감합니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교사의 정서적 금수저도 함께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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